유학 기본 정보
해외 유학: 최근의 기사

유럽에서는 이제 짤 공유가 금지된다? - 밈 금지법에 대해 알아보기

european union flag
86

2019년 4월 15일 EU 회원국들은 작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어 온 저작권 지침안 (Copyright Directive) 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치, 인스타그램 등을 비롯한 인터넷 플랫폼에서 저작권 보호 및 보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 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각국에서 공식적으로 효력을 갖게 될 예정입니다.

 

저작권 지침안은 유럽 내의 저작권법을 통일하기 위해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이후 온라인 상의 활발한 토론과 시민들의 반대 시위, 각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성명 등으로 가장 격렬하게 반대 의견이 논의되는 부분은 제 13조 (최종안에서 제 17조) 입니다.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친 이 조항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이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가 무단으로 유통되는 것에 전적으로 책임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은 권리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권리자가 계약 체결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업로드 필터 (Upload filter)’ 의무화 규정입니다. 이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업로드 필터를 통해 이용자들이 업로드하는 콘텐츠가 저작권을 위반했는지 검열하여 자동으로 차단되도록 해야 합니다. 즉 유럽 내에서 해당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수익을 위한 콘텐츠 뿐 아니라 일상적인 메시지까지 기계적으로 검열의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browsing internet

 

 

저작권 지침 도입에 반대해 온 독일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인 줄리아 레다 (Julia Leda) 는 기계적으로 콘텐츠를 걸러내는 업로드 필터에 대해 “저작권 침해와 합법적 패러디를 구분하지 못할 것” 이라며 “온라인 상의 자유가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유럽 소비자기구 (BEUC) 의 우슬라 파클 (Ursula Pachl) 정책관도 “온라인 상의 비상업적 콘텐츠 공유가 어려워질 것” 이라며 이 개정안이 전반적으로 “오늘날의 온라인 이용 행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업로드 필터를 도입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며 성과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은 민간에서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3월 말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는 수만명이 모여 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젊은이들로, 온라인 상에서 실제 활발하게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입니다.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표현을 막고, 업로드 필터와 같이 콘텐츠를 규제하는 장치는 결국 검열 기제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전적으로 의무를 부담하게 될 플랫폼 측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콘텐츠를 보수적으로 관리한다면, 실제로 저작권 침해라고 보기 어려운 콘텐츠들도 대량 검열될 것입니다. 

 

 

photo of a cup of coffee

 

 

이에 따라서 13조는 일명 '밈 금지법 (Meme Ban)'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밈 (meme, 일명 ‘짤’)' 은 실제 법안 상에서 규제 제외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콘텐츠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고 그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지켜질 수 있을지, 부당하게 콘텐츠가 삭제된 경우 이용자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계적으로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인용이나 비판, 평가, 패러디 등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여러 콘텐츠들도 자동으로 차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밈'은 기존 온라인에서 문자 언어와 이모티콘만큼이나 온라인 상의 일상 커뮤니케이션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어디까지 규제의 대상이 되느냐에 따라 누구든 아주 일상적인 콘텐츠까지 검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밈 금지법'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2018년 11월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 (Susan Wojcicki) 는 공식적으로 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매 분 400 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는 거대 플랫폼으로서, 해당 규제안에 맞추어 모든 동영상을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미 유튜브는 여러 곳과 계약을 맺어 동영상 라이선스를 얻고 정당하게 저작권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모든 콘텐츠의 권리 보유자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필터 도입 및 필터링에 실패했을 때 손해 배상 등의 재정적 부담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수잔이 성명을 통해 #SaveYourInternet 해시태그와 함께 콘텐츠 창작자들이 함께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이후, 많은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을 우려하는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했습니다.

 

 

youtube ipad

 

 

이후 12월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방송 중계 서비스이자 게임 관련 영상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트위치 (Twitch TV)’ 사에서 메일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반대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이 메일은 개정안의 내용과 문제점, 진행 현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 뿐 아니라 어떻게 이 개정안을 저지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권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트위치는 해당 메일에서 해당 법안의 “13조에 따르면 결국 스트리머 (Streamer, 인터넷 방송 콘텐츠 제작자) 가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 이며 개정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저작권 보호라는 명목 하에 개인 콘텐츠 제작자들은 영상 업로드 등에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따라야 하며, 표현의 자유가 크게 제약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위치는 개정안 반대 청원에 서명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유럽 연합 의원들의 명단을 담은 URL을 메일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지침안은 유럽 의회에서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개정안이 승인된 이후로도, 오늘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상의 자유로운 콘텐츠들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스웨덴,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폴란드 등의 국가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식 발표에서는 이번 지침안이 저작권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이며, 저작권 보호가 잘 이루어진 콘텐츠에 대한 접근과 공유를 더욱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규제의 주체가 온라인 플랫폼이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대규모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가들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즉 업로드 필터를 필두로 한 온라인 플랫폼의 자율적인 콘텐츠 검열 기제가 창작 활동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기존 콘텐츠를 이용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밈', 팬 비디오, 풍자 등으로 분류되는 창작 활동에 특히나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social media smartphone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 사회적으로 저작권이 보다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보편적인 의견입니다. 단순한 콘텐츠 짜깁기로 만들어 낸 비디오 등으로 수익을 내는 이들도 있으며, 원작자의 동의 없는 무분별한 사용도 문제입니다.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중적으로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여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이러한 개정안에 반감을 갖는 것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밈 문화를 비롯하여 리믹스, 커버, 하이라이트 장면 모음, 영화 비평 등 기존의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 분야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은 이번 개정안이 실효될 경우, 수익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유롭게 유통되어 왔던 대량의 콘텐츠들이 검열 및 삭제될 것이며, 앞으로도 콘텐츠 창작에 제한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13조 업로드 필터와 함께 논란이 되는 개정안은 11조 (최종안 15조) 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뉴스 콘텐츠를 노출하면 해당 뉴스의 저작권자인 언론사에 비용을 지급하도록 하는 '링크세 (link tax)' 를 도입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세금 부과는 직접적으로 구글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online media

 

 

전문가들은 거대한 유럽 시장에서 인터넷에서의 규제를 대폭 강화시킨 이 개정안으로 인해  인터넷 플랫폼을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있어서 팀 버너스 리 (Tim Bernes-Lee) 가 처음 월드와이드넷 (world wide net, www) 의 개념을 주창한 이후로 가장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 말합니다. 또한 일상적으로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번 법안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입법자들이 '디지털 세대 (digital age)' 가 어떻게 콘텐츠를 마주하고 다루는 지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럽의 각국에서 이번 개정안을 어떻게 국내 법으로 적용시키게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유럽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자유로운 인터넷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저작권 보호를 강화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법률안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www.newspim.com/news/view/20190214001052

https://edgy.app/the-eu-meme-ban

https://www.hollywoodreporter.com/features/social-media-under-siege-europe-is-a-complete-paradigm-shift-1204002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4/233590/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1902140713i

https://edgy.app/how-exactly-new-eu-copyright-directive-kills-memes?pfrom=home

코스 검색

국가를 선택해주세요.
학업 레벨*
작성자 소개

european union flag

미디어학 석사를 전공하는 유학생입니다. 유학생의 마음으로, 유학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들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